카카오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7일 카카오는 0.81% 하락한 4만28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삼성, KB, NH, 한국투자, 교보, 대신 등 10개 증권사들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삼성증권이 기존 대비 8000원을 내린 5만4000원을 제시해 가장 목표주가가 낮았다.
카카오의 3분기 실적 눈높이는 최근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개월 전 1654억원 수준에서 전날 기준 1368억원으로 17.2% 줄어들었다. 국내 경기 둔화로 광고·게임 부문 매출 부진이 예상되고 있고,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구조조정하면서 퇴직금 비용도 200억원가량 발생한 영향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내수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가운데 캐시카우인 톡비즈(배너광고) 사업도 3분기까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AI 및 서버 투자 등으로 인해 상각비도 2003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주가 하락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지난 2월 하이브의 SM엔터 주식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임의로 SM엔터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