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는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가 항서제약으로부터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간암 부문 글로벌 판권을 인수했다고 17일 밝혔다.
HLB와 엘레바는 글로벌 간암 3상 임상에 성공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병용약물인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에 대한 간암 분야 글로벌 권리도 확보하게 됐다.
계약에 따라 항서제약은 캄렐리주맙의 간암 적응증에 대해 한국 및 중국을 제외한 권리를 엘레바에 양도한다. 항서제약은 캄렐리주맙의 판매 시작 후 10년간 간암 적응증에 대한 매출 규모에 따라 누적 최대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 )의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게 된다.
이번 결정은 간암 치료제로 허가 후 함께 처방되어야 하는 두 약물에 대해 엘레바가 마케팅과 판매 등 상업화 전체 과정을 일괄해 진행하는 것이 매출 극대화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HLB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 요법이 내년 상반기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권리 획득을 기반으로 품목허가 이후 신속히 판매를 개시하겠다는 목표다.
정세호 엘레바 대표는 “글로벌 3상에서 간암 임상 역사상 최장의 생존기간을 보였던 두 약물의 병용요법은 간암 환자들의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병용약물이 서로 다른 회사의 제품인 점은 마케팅 측면에서 약점일 수 있는데 이를 완전히 극복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상업화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엘레바는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NDA)를 승인받았다. 미국 15개주에서 의약품 판매 면허를 받으며 상업화에 대비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 주요 암 전문병원을 대상으로 두 약물의 공동 마케팅과 일괄적 판매체계 구축이 가능하게 돼 인지도 강화 및 처방유도, 비용절감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진양곤 회장은 지난 7월 항서제약 방문 이후 논의를 통해 양사간 공동협력을 이끌었다.
진 회장은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 회사가 두 약물 모두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판단했다”며 “판매 주도권을 확보한 만큼 FDA 최종 허가는 물론 상업화 준비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HLB와 엘레바는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 2023)에 참석한다. 해외 제약사들과 간암 치료제에 대한 유럽 허가 및 판매망 구축 전략을 협의할 계획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