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결자해지를 요청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고양이가 쥐 생각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1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며 울었는데 사실 지금 울어야 할 분은 이 전 대표가 아니라 김기현 대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 대표가 울면서 '우리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결기를 보여주고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눈물로 호소해야 할 사람이다"라며 "김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앞에서 '대통령님, 제가 더 이상 예스맨으로 살 수 없다'는 선언해야 국민의힘이 그래도 조금은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에 대해 "고양이 쥐 생각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민의힘 분들은 본인들이 선출된 이 전 대표를 몰아냈기 때문에 이 전 대표를 쥐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여러 모습을 보면 고양이는 이 전 대표"라며 "국민의힘 분들이 자신들이 고양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벌써 당 내부에서 '이 전 대표 포용해야 한다', '이 전 대표가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전 대표 계열의 정치인들 포용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수도권 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총선 때가 되면 더 많이 나오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절대 내칠 수 없는데 지금 안철수 의원이 이 전 대표의 선대본부장처럼 그를 키워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재홍 아나운서의 '안 의원 스스로가 이 대표를 돕고 있느냐'고 질문하자 박 전 최고위원은 "모든 국면이 사실 이 전 대표에게 굉장히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관측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논리로만 보면 다 맞는 말이었다. 결국에는 대통령께서 올바른 정치를 하고 국민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라면서 "이 전 대표와 대통령 두 분간에 사감이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충분히 감정이 상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 이겨야 하므로 감정을 다 내려놓고 연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은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너무 감성적인 내용이 있어 놀랐다"면서 "41살에 부모가 시술관 시술로 낳은 한 해병대 병사의 억울함. 이런 표현들은 사람들이 굉장히 감성적인 것들을 자극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대안을 제시할 때는 좀 냉정하고 차분해야 하는데 기자회견서는 굉장히 정치적인 수사(修辭) 같은 것들이 많이 있다고 느껴져서 갸우뚱했다. 울 타이밍이 아닌데 거기서 왜 우나"라면서 "해병대 병사의 죽음에 대해서 안타까워하지 않은 분들이 어디 있겠나. 기자회견 하면서 감정이 북받칠 정도인가 의아해서 정치적인 목표가 있지 않나 싶었다"고 말했다.
장윤미 변호사는 "이 전 대표 회견의 키워드는 윤석열이었다. 본인이 대선 승리를 견인해냈고 2030 남성의 표를 가져와서 대선 승리라는 하나의 공을 세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라며 "채 상병 사건을 이야기하는 건 상당히 전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오만방자한 응석받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나는 아픈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16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흔히들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더는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시도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더는 검사가 아니다"라며 "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 달라. 대통령실 관계자의 성의 없는 익명 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내부 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라며 "새로운 그림을 그릴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자기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져 갈등을 빚다 징계당하고도, 방송 출연을 통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며 내부 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