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3년 만에 최대 규모의 중기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회복세가 더딘 내수 소비를 촉진하고, 지방정부의 국채 발행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16일 성명을 통해 1년 만기 7890억위안(약 146조원) 규모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만기가 도래하는 5000억위안 규모 MLF의 만기를 연장하고, 2020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인 2890억위안(약 53조5000억원)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이다. MLF 금리는 종전과 같은 연 2.50%를 유지했다. 또 중국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1340억위안의 단기 유동성도 투입했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경제 불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들도 경기 부양을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어 시중에 더 많은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달 랴오닝과 충칭 등 지방정부가 미상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재융자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정부가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인민은행은 유동성 공급 조치의 일환으로 MLF 금리를 두 차례 내렸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