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을 앞둔 프랑스가 '빈대' 폭증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인천의 한 사우나에서도 빈대가 출몰해 행정당국이 조치에 나섰다.
16일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구가 지난 13일 한 사우나 업체를 점검한 결과, 찜질방 매트 아래쪽에서 살아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 각각 1마리를 발견했다.
서구는 해당 업체에 경고 처분을 내린 상태다. 추후 점검에서도 청결 유지에 문제가 있을 경우, 영업 정지 등으로 처분을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우나는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른 목욕시설 소독과 부대시설 청소 주기 등은 지켜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수년간 관개 공중위생업소에서 빈대가 발견된 사례 역시 전무하다는 것이 서구 측의 설명이다.
업주는 한 달 전부터 빈대가 출몰해 조치 중이지만, 박멸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우나 측은 당분간 운영을 중단하고, 서구 보건소와 함께 소독 작업을 실시하는 등 빈대 유입 경로를 파악하기로 했다.
이번 점검은 최근 이 사우나에서 빈대가 출몰했다는 한 유튜버의 영상이 공개된 후 사실관계 확인차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튜버 채널 '다흑'에는 '너무 역겹고 충격적이라 고민했습니다. 심각성이 보이나요?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사우나 매트 아래와 바닥 틈 사이를 살피면서 빈대 한 마리를 찾아냈다. 곧이어 빈대 유충을 발견했고, 빈대 8마리를 잡았다. 그는 "현재 (이 사우나에서는) 빈대의 번식이 원활한 상태인 것 같다"며 "빈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바닥에 뿌리는 붕사를 쓰거나, 전문 방역업체를 꼭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1960~1970년대 빈대를 박멸하기 위해 DDT 살충제를 살포하는 등 대대적인 작업을 벌인 끝에 현재에는 빈대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외에서 유입된 빈대들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프랑스는 현재 기차·지하철 등지에서 잇따라 빈대가 출몰하고, 학교 여러 곳이 방역을 위해 휴교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세계 공통종인 빈대는 먹이를 먹기 전의 몸길이는 6.5∼9mm이며, 몸 빛깔은 대개 갈색이다. 먹이를 먹은 후에는 몸이 부풀어 오르고 몸 빛깔은 붉은색이 된다. 집안, 새 둥지, 박쥐 동굴 등을 은신처로 삼으며, 이 밖에도 집에서 기르는 가축들의 몸에도 발생한다.
집안에 서식하는 빈대는 긴 주둥이로 사람을 찌르고 피를 빨며 불쾌한 가려움을 준다. 몸에 많은 개체가 발생하면 수면 부족을 일으키기도 한다. 나병·Q열·브루셀라병 등을 옮기는 것으로 의심되지만, 사람에게 걸리는 질병은 옮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