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의 2028년도 수능 개편안, 첨단기술 기반 붕괴시킬 것"

입력 2023-10-16 10:44
수정 2023-10-16 10:50

윤석열 정부의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이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우주항공 등 첨단기술 개발의 시작점인 이공계 대학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대학수학회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1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이과를 해체시키고, 한국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재앙적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개편안은 수능 수학 과목을 예전 문과 수학 범위로 축소시키고, 미적분2와 기하 과목을 '심화수학'으로 따로 신설해 선택과목으로 지정했다.

입시제도 개편안에 따른 2028년 수능 개편안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교학점제가 시작되는 2025년 고1 학생(현재 중2)부터 적용받는다.

2027년까지 지속되는 현 수능에서 수학은 공통과목인 수학1·2에 선택과목(미적분, 기하, 확률통계) 중 하나를 본다. 미적분과 기하는 선택과목으로 돼 있지만, 의대 등 자연계열 지망생은 가산점 등을 받기 위해 사실상 필수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2028년 수능부터는 대수(현 수학1), 미적분1(현 수학2), 확률통계만 보면 된다. 미적분2와 기하는 수능 항목에서 아예 없어진다.

수학회는 "미적분2와 기하는 이공계 대학 교육을 받기 위해 꼭 필요한 과목인데 이를 '심화수학'이라고 명명한 것은 뭔가 대단하게 어려운 것을 추가로 배울 것 같은 뉘앙스를 준다"며 "이공계 진학에 필수 소양을 없애는 방안으로 수능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는 단순함에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라고 성명서에 적었다.

수학회는 "수능은 고교생 뿐 아니라 대학생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어려운 과목은 수능에서 빼야 고교생이 행복해진다는 단편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필수적인 수학 소양을 갖추지 못한 채 대학에 진학해 수업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고 헤매는 다수 이공계 대학생들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학회는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든 분야에서 마주치는 엄연한 현실"이라며 "고교에서 미적분2와 기하 소양을 키우는 것은 21세기를 지배하는 과학기술 역량을 습득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학회는 "정부는 이번 수능 개편안이 고교와 대학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문가들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2028년 수능에서 이과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미적분2와 기하를 모두 선택하도록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