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전거 운전자 때문에 발생한 사망 사고가 전년 대비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해마다 발표하고 있는 ‘자전거 이용 현황(2022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가 가해자인 사고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모두 91명이다. 자전거 사망 사고는 2020년 83명에서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에는 70명으로 줄었으나 지난해엔 91명으로 다시 크게 증가했다. 방역수칙 완화 등으로 활동량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대비해 자전거에 치여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 비중도 2020년엔 2.7%, 2021년엔 2.4%였으나 작년엔 3.3%로 늘었다. 30건 중 1건은 자전거발(發) 사고였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자전거 사고는 자전거가 다른 자전거나 자동차와 부딪혀 일어난다. 지난해 발생한 전체 자전거 가해 사고(5393건) 중 70%가 이런 식으로 일어났다. 대개(32.4%) 측면에서 부딪히는 사고였다.
자전거가 단독으로 시설물을 들이받거나 도로에서 이탈해 사고가 나는 일은 4.5%(245건)로 사고 건수 중에서 비중은 낮았으나, 사망자가 나오는 경우는 압도적으로 많았다. 91명의 사망자 중 40명이 이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자전거가 쓰러지거나 뒤집혀서(전도전복·11명), 추락해서(4명), 도로를 벗어나서(3명), 담장이나 가로수 등과 충돌해서(3명) 사망하는 일이 여럿 있었다.
자전거 가해 사망사고의 59.3%(54명)는 65세 이상 자전거 운전자가 일으킨 것으로 집계됐다. 본인이 사망하는 경우도 포함한 것이다. 사망자 중 83.5%(76명)는 남성이었다.
이런 사망 사고의 대부분은 전방 주시 등 안전운전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71.4%) 발생했다. 이외에 중앙선 침범(12.1%), 신호위반(6.6%), 안전거리 미확보(5.5%) 등도 원인으로 꼽혔다. 일반적인 도로에서 발생한 사망사고(54.9%)가 더 많기는 했지만 교차로 안이나 교차로 부근, 횡단보도 내 등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비중(31.9%)도 상당히 컸다.
지난해 자전거 사고가 많이 발생한 곳은 서울(1779건) 경기(1447건) 대구(401건) 순이었으나 사망 사고가 많은 곳은 경기(23명) 전북(10명) 등이었던 것도 눈에 띈다. 월별로 보면 날씨가 좋은 5월과 9월에 자전거 사고가 잦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