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묶어 달라" 무시해 사고…감옥갈 수도

입력 2023-10-15 18:20
수정 2023-10-16 00:26
키우던 개가 물림 사고를 일으켰을 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주인에게 책임을 묻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춘천지방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심현근)는 풍산개를 묶어달라는 이웃의 요청을 듣지 않고 놔둬 5세 여아가 양쪽 다리를 물리는 사고가 벌어지도록 한 A씨(67)에게 15일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구속돼 교도소에서 지내는 형벌인데 징역형과 달리 노역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

A씨는 강원 횡성에서 풍산개 다섯 마리를 기르는데 이 중 한 마리가 지난해 5월 이웃 주민의 손녀 B양의 다리를 물어 중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됐다. B양의 조부모는 사고 발생 이틀 전 “인근으로 아이들과 놀러 가니 개들을 묶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A씨는 출입문을 잠그거나 목줄, 입마개 등을 채우지 않았다. B양은 전치 4주 이상의 치료를 받았다.

최근 법원은 견주가 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피해를 크게 입힌 경우 주인을 구속하는 금고형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2016년에는 경기 용인에서 맹견으로 분류되는 핏불테리어가 70대 노인을 물어 피해자가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큰 피해를 보자 견주가 금고 1년6개월형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개 물림 사고는 해마다 2000건 넘게 발생한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