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44·사진)가 GS건설의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전면에 나선다. 지난 10년 동안 GS건설 CEO로 활동해왔던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입사한지 10년을 채운 오너 4세 허 대표가 경영 일선에 데뷔한다. 잇단 시공 사고에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젊은 조직으로 세대 교체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르면 이번 주 허 대표를 CEO로 선임하는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너 4세인 허 대표를 GS건설 CEO로 선임하는 안은 지난 추석 연휴 때 GS그룹 오너 일가가 모여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윤홍 사장은 1979년생으로 현재 GS건설의 전체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2013년 1월 회사에 입사해 플랜트, 주택, 원가, 밸류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부문을 다 겪으면서 경험을 쌓아왔다.
임 부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온 검사 출신으로 2013년 1월 입사한 뒤 같은 해 6월 CEO로 선임돼 약 10년 동안 GS건설을 이끌어왔다. 건설업계에서 최장수 CEO다. 허창수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으나 올해 4월말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어려움에 처했다. 이 사고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자이' 브랜드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5000억원 이상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했으며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정지 10개월 정지 처분을 받았다. 주가는 1년 전 대비 반토막 난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임 부회장의 퇴진과 허 대표의 전면 등장은 지난 10년 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를 마무리하고 오너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으로 CEO가 사망 사고 발생시 책임을 져야하는 구조 속에서 오너가 직접 책임 지겠다는 모습으로 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사 상당수가 전문경영인을 앞에 내세워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GS건설의 최대주주는 허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다. 2분기 말 기준 허창수 회장이 지분 8.28%, 허윤홍 사장이 1.56%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 회장의 동생들과 남촌재단의 지분 1.40%를 합쳐 총 23.64%를 확보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6.33% 보유하고 있다.
40대 중반의 허 사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GS건설의 세대교체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앞서 지난 13일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집행 임원의 40%를 교체하고, 총 17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지난해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40대 4명을 임원으로 선임했다. 기존 6개 부문, 9본부에서 10개 본부로 재편해 빠른 의사 결정과 사업 여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민한 조직으로 정비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