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변실금’(올바른 치료로 변찔끔 실망 금지). 지난달 1일 대한대장항문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으로 변실금 관리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을 주제로 연 심포지엄 슬로건이다.
변실금은 흔히 대변 실금을 말하는 것으로 배변을 조절하는 항문괄약근 기능에 이상이 생겨 가스 또는 대변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항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심하게는 항문괄약근이 완전 손상돼 전혀 변 조절이 되지 않는 정도부터 가끔 속옷에 지리는 경우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 같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변실금으로 진단할 수 있다.
원인으로는 척수 손상, 치매, 분만 시 괄약근의 손상, 항문 수술 또는 항문 외상 등에 의한 손상이 있다. 전체 인구 대비로는 1%에서 18%까지 편차가 크나 요양시설 입소자의 경우에는 40% 내외로 높은 편이다. 자연 분만 경험이 있는 고령 여성에서 16.7%로 보고돼 고령에 분만 경험이 많은 여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2019년 박은철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변실금 현황 및 관리 방안 연구’에 따르면 1) 조사 대상 환자의 64%가량이 변실금을 질병으로 여기지 않거나 치료가 되지 않는 질병으로 알고 있었고 2) 변실금 환자의 35%는 변실금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으며 3) 변실금 관련 정보는 의료진(34%) 또는 주변 사람(32%)에게서 접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잘못된 정보로 조기 치료 기회를 놓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실제로 증상 발현 후 5년이 지나 의료기관을 찾은 경우가 49.4%에 달했다.
변실금이 있으면 항문이나 회음부 주위에 피부염이 심하게 나타나고 악취 등으로 인해 우울 증세를 보여 사회활동 위축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치료는 변실금의 원인에 따른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분변 매복에 의한 변실금은 변비 및 분변 매복을 치료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괄약근 손상에 의한 경우에는 수술적 처치로 괄약근 복원이나 인공 괄약근 삽입술로 어느 정도 증상의 호전을 볼 수 있고 신경 손상에 의한 경우에는 천골신경자극술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변실금은 맞춤 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니 숨기지 말고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광호 이대서울병원 외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