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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부호 3위 올랐던 고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사진)의 재산이 미국의 공매도 세력 공격에 1년새 140억달러(약 19조원) 급감했다. 그는 세계 부호 순위 20위 밖으로 밀렸고, 인도 최고 부호 자리도 뺏겼다.
15일 포브스가 발표한 '2023년 인도 부호 100인' 순위에 따르면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은 재산 920억달러로 아다니 회장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올해 66세인 그는 3자녀를 회사 이사회에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면서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석유화학, 통신, 소매, 금융 등 사업을 운영하는 인도 최대 그룹으로 꼽힌다. 1966년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아버지인 루바이 암바니가 설립한 작은 섬유 회사를 시작으로 현재 매출 1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무케시 암바니는 지난해 인도 1위 부자 자리를 뺏겼다가 곧바로 탈환했다. 세계 부호 순위로는 9위다.
지난 2022년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부호 3위까지 올랐던 고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은 인도 2위로 밀렸다. 그의 세계 부호 순위는 현재 24위다. 아다니 회장의 재산은 1월 미국 공매도 투자회사인 힌덴버그(힌덴부르크) 리처치의 공격으로 급감했다. 현재는 다소 주가가 회복됐지만 아디니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 820억달러에서 올해 680억달러(약 92조원)로 추락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올해 1월 보고서를 내고 아다니 일가의 페이퍼컴퍼니가 횡령 돈세탁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취약한 재무구조 등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에 아다니그룹은 413쪽짜리 해명 자료를 내고 공매도 차익을 노린 "사기성 저격"이라고 역공했지만 시장은 힌덴버그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아다니그린에너지, 아다니토털가스 등은 보고서 영향으로 하루 주가가 가격제한폭인 20%까지 하락하며 하한가를 치기도 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2020년 미국 전기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유명해진 기업이다.
아다니그룹은 1998년 무역회사로 시작해 항만, 공항, 발전소, 녹색에너지, 식용유, 시멘트, 부동산 등에 걸쳐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회사 창립 30여 년 만에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이 됐다. 구자라트주 출신인 아다니 회장은 구자라트주 총리를 지낸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도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있다.
한편 인도 주식시장은 지난해 포브스가 인도 부호 100인 순위를 발표할 당시 보다 14% 올랐다. 하지만 루피화 약세로 인해 100인의 총 재산은 전년과 거의 변함이 없는 7990억달러(약 1080조원)로 집계됐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