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로 기업 쓰러지자…기촉법, 2001년 한시법 제정

입력 2023-10-13 18:33
수정 2023-10-14 02:10
15일 일몰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은 2001년 처음 제정됐다. 차입에 과도하게 의존하던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전후해 위기에 몰리자 빠른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법원이 아니라 민간 중심의 구조조정을 권고했다.

5년 기한의 한시법으로 제정됐지만 워크아웃제도가 지닌 신속성 등의 장점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많아 2018년 10월까지 여섯 차례 제·개정됐다.

기촉법은 법원에 의한 회생(법정관리) 절차와 채권금융회사가 주도하는 민간 구조조정(워크아웃)의 중간 성격을 띤다는 게 특징이다. 이른바 ‘관치’적 요소를 줄이고 민간의 주도권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돼왔다.

2011년 3차 제정 때는 워크아웃 신청 주체를 주채권은행에서 기업으로 변경했고, 기업이 워크아웃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신설했다. 기업이 워크아웃이 불리하다고 판단하면 법원의 회생 절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6년 만들어진 5차 기촉법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채권 행사의 유예를 요청할 수 있는 주체를 금융감독원장에서 주채권은행으로 바꿨다. 또 채권 행사 유예 요청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 행사자에 대한 원상회복 의무도 도입했다.

5차 기촉법은 대상 기업 범위를 모든 기업으로 확대했다. 이전까지는 채무액이 500억원 이상인 기업에는 기촉법을, 그 아래인 기업에는 채권은행협의회 운영협약에 따른 중소기업 워크아웃제도를 적용했다.

또 채권단의 범위도 법에 열거된 채권금융회사만 인정하는 방식에서 모든 금융채권자로 넓혔다. 단일 채권자의 의결권이 75% 이상인 경우 주요 사안을 채권자 수 기준 40% 이상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는 소액채권자 보호장치도 도입했다.

현행 6차 기촉법은 고의나 중과실이 없이 워크아웃 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한 경우 채권금융회사와 그 임직원에게 면책권을 부여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채권단의 공동관리 절차 평가와 공개 의무를 완화해 워크아웃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