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달 약 5조원 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기업대출은 월간 기준으로 14년 만에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79조8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4조9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대체로 감소세를 나타내다가 4월(2조3000억원 증가) 반등한 뒤 매달 불어나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늘어난 잔액은 30조원에 이른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33조9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6조1000억원 늘었다. 한은은 이달 가계대출 잔액 증가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천천히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1238조2000억원으로 8월 대비 11조3000억원 늘었다. 2022년 10월(13조7000억원 증가) 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자, 9월 기준으로는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기록이다. 대기업 대출은 4조9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6조400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 잔액은 올 들어 68조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급격히 늘면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22%, 4분기 0.25%, 올해 1분기 0.31%, 2분기 0.33%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정부 빚도 증가세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발표한 ‘10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8월 기준으로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전달보다 12조1000억원 늘어난 1110조원으로 집계됐다. 국가 채무가 1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