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불법 공매도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집중적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관행적인 불법공매도 행위를 최초로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글로벌 IB는 2개사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공매도(매도스왑) 등 국내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공매도 주체 중 하나다.
홍콩 소재 A사는 수의 내부부서를 운영하면서 필요시 부서 상호간 대차를 통해 주식을 차입(대여)하는 과정에서 대차내역 등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아 소유주식을 중복계산해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했다.
그 결과 매매거래 익일(T+1)에 결제수량 부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원인규명 및 시정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후차입 등의 방식으로 위법행위를 사실상 방치했다.
홍콩 소재 B사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스왑계약을 헤지하기 위해 공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차입이 확정된 주식수량이 아닌 향후 차입가능한 수량을 기준으로 매도스왑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헤지주문(공매도주문)을 제출했다.
이후 최종 체결된 공매도 수량을 기초로 차입계약을 사후확정하는 방식으로 내부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위법행위를 방치했다.
이번 사건은 PBS업무(Prime Brokerage Service)를 제공하는 글로벌 IB의 장기간에 걸친 불법공매도 행태로 과징금제도 도입 이후 최대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된다. 증선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엄중한 제재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조치대상자에게 재발방지를 위한 실효적인 대책을 수립하도록 요구했다. 이번에 적발된 회사와 유사한 영업을 영위하는 주요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일부 IB의 경우 장개시 전 소유수량 보다 많은 수량을 매도하는 등 장기간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정황이 발견돼 조사중"이라며 "여타 IB에 대해서도 이상거래 발견시 즉시 조사에 착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는 계열회사 관계, 수수료 수입 등 이해관계로 위탁자의 위법행위를 묵인할 가능성이 있어 공매도주문 수탁 프로세스, 불법공매도 주문 인지 가능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해 위법사항 발견시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