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하태경 의원이 국민의힘 텃밭이자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을 버리고 서울 및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상대 당의 정치 거물과 맞붙는 ‘자객 공천론’이 여권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하 의원도 1순위 출마지로 서울을 꼽으며 자객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하 의원은 11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을 자객 공천 카드로 쓸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정청래를 잡으라’는 이야기가 시중에 많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마포을에서 3선을 했다. 그는 정 의원이 자신을 약체로 평가한 것에 대해 “정 의원은 (내가) 껄끄러운 것 같다”고도 했다.
경기 오산을 지역구로 둔 5선의 안민석 민주당 의원을 잡아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선 “거기를 배제하는 건 아니다”며 “몸이 여러 개면 서울, 경기 다 출전하고 싶지만 몸이 한 개이기 때문에 1순위는 서울이고, 경기도 순위 안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하 의원을 향해 “선당후사가 아니라 제 살길 찾는 것뿐”이라고 평가절하한 것에 대해 “서울 출마를 거부하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가면 제 살길만 찾는 것”이라며 “(해운대갑 불출마는) 당도 살고 나도 살 수 있는 길을 찾자는 노력”이라고 반박했다. 홍 시장을 겨냥한 언사도 이어갔다. 하 의원은 “당사아생(黨死我生·당을 죽이고 나만 살자)의 길을 선택한 사람은 누구였나. 서울 오라고 하니 거부하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2석 만들 수 있는 걸 1석 한 것 아니냐”며 21대 총선 당시 홍 시장이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된 것을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