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2% 가까이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도 3% 가까이 오르며 80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반도체주가 급등하고, 2차전지 관련주도 반등한 덕분이다. 전문가들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회복돼야 한다고 진단했다.돌아오지 않은 외국인
11일 코스피지수는 1.98% 오른 2450.0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9일(2.63%)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코스닥지수는 2.78% 오른 817.12에 마감하며 800선을 회복했다. 이날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6212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819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17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104억원, 20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2.71%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오르자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도 일제히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7.31%), 삼성SDI(4.29%), LG화학(4.21%) 등 2차전지 관련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도체와 2차전지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기대 이상 실적을 내면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전날 래피얼 보스틱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은 불필요하다”고 언급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대장주가 이끈 반등랠리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증권사 평균 예상치는 2조421억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영업이익이 7312억원(예상치 67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 최대 영업이익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반도체와 2차전지는 올해 3분기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호실적을 내면서 최악을 넘겼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전했다.
증시가 바닥은 찍었지만 추세적 회복세로 진입했다고 속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시 ‘주포’인 외국인의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2.5%가까이 올랐지만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하며 상승분의 일부(0.5%포인트)를 반납했다. 삼성전자도 장중 4% 넘게 올랐지만 외국인이 오후 들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상승폭이 2.7%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돌아오려면 원화 약세가 진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화 가치가 회복되려면 미국 금리 상승세가 멈춰야 한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을 확인하고 증시에 진입하려는 투자자가 많다”라며 “미국 금리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외국인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