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표예림씨, 극단 선택 전 무더기 고소 당했었다

입력 2023-10-11 14:02
수정 2023-10-11 14:15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학교 폭력 피해자 표예림(27)씨를 저격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린 유튜버 측이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잘못한 게 전혀 없다"고 밝혔다. 표씨는 숨지기 전 해당 유튜버로부터 명예훼손 등과 관련한 다수의 고소를 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학교 폭력 피해를 폭로해 '현실판 더 글로리 주인공'으로 불렸던 표씨가 전날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수원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표씨는 사건 당일 자신의 유튜브에 '유서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표씨는 또 사망 직전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올려 유튜버 A씨로부터 스토킹 피해 등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A씨가 처음에 자신을 돕고 싶다고 접근했다가 사이가 틀어진 후에도 자신을 저격하는 영상을 올리거나, 계속 연락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표씨와 A씨 측은 서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표씨는 A씨로부터 약 4건의 고소를 당했고, A씨는 표씨로부터 약 7건의 고소를 당했다. 아직 본격적인 조사는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A씨 측은 표씨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당일 입장문을 내고 "고인이 되신 분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법적 공방에 있어 그녀가 위기감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나, 우리는 피해를 보아왔지,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거짓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하는 덧글, 장난 전화, 모욕성 덧글에 대해서는 엄단할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여러분이 아는 진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터무니없는 거짓의 사실로 누군가를 해하는 것일 수도 있다. 주의해달라"고 덧붙였다.

표씨의 학교 폭력 피해 사건을 공론화해온 유튜버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A씨를 겨냥해 "유튜브 채널과 SNS까지 개설해 고인에 대한 지속적인 비난 영상을 게시해 '사이버 집단 따돌림'과 스토킹을 했던 장본인이었다"며 "한 사람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