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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일본 금융주를 주목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이 향후 기준금리를 정상화할 가능성이 높고 일본 금융주들의 기업가치가 매우 낮아져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워런 버핏이 향후 일본 금융주들을 매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미국 CNBC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는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미쯔비시UFJ파이낸셜그룹을 일본 증시에서 주목할 종목으로 추천했다. 일본은행이 향후 기준금리 정책을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두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를 밑돌고 있어 주식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저렴하다는 판단이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경우 지난 10일 기준 PBR이 0.7배, 미쯔비시UFG파이낸셜그룹의 경우 0.9배 수준이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 4월 PBR 1배 미만인 상장사들에 대해 주가 부양 방안을 마련하도록 한 것도 골드만삭스가 두 종목을 추천한 배경으로 꼽힌다.
두 종목 모두 올해 들어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주가가 크게 뛰었다. 미쯔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36.04%,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33.4% 뛰었다. 그럼에도 골드만삭스는 미쯔비시UFJ파이낸셜그룹 목표주가는 1500엔,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3050엔으로 각각 제시했다. 지난 10일 두 종목의 종가보다 각각 19%, 19.5%가량 상승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구로다 마코토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증시에서 일본 은행주들이 과소평가됐지만 근본적인 수익력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시행되기 전 일본 은행주 PBR이 0.9~1배임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고 했다.
일본 금융주들이 종합상사주에 이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다음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탄탄한 기업가치를 지닌 주식을 선호하는 버핏 회장의 투자 스타일과 일본 금융주들이 잘 맞는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TOPIX지수 내 보험사들의 PBR 평균은 1.1배, 은행의 PBR 평균은 0.7배 수준이다.
일본 상사주들은 올해 들어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분율을 높이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한 바 있다. 마루베니는 올해 들어 주가가 53%, 스미토모상사는 69% 가량 뛰었다.
키쿠치 마사토시 미즈호증권 주식전략가는 “내년 일본 금리가 확실히 오를 경우 버핏은 금융주를 내년 초 매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