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언니들 싸움" 대박인데…위지윅스튜디오 개미 눈물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3-10-14 07:00
수정 2023-10-16 08:18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

강렬한 유행어로 2021년 8월~10월 대한민국을 춤판으로 끌어들인 CJ ENM 음악전문채널 엠넷 예능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이야기다. 2년 만에 ‘스우파2’로 돌아오자 전국 시청률 2%를 넘기며 1040에게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시즌2는 딥앤댑(가나다 순), 레이디바운스, 마네퀸, 베베, 울플러, 원밀리언, 잼 리퍼블릭, 츠바킬 8개 팀이 글로벌 춤 서열 1위를 가린다.


시즌2에서는 베베의 바다가 원밀리언의 레디와 배틀 당시 “넌 아직도 나한테 중3이야”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회사는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다. 기존 이미지나인컴즈를 중심으로 팝뮤직, 에프포스트, 고즈넉이엔티 총 4개사가 합병해 지난해 7월 출범한 회사다.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 상장사 위지윅스튜디오의 자회사다.

위지윅스튜디오 ‘한 식구’ 래몽래인과 엔피 … 모회사는 컴투스위지윅스튜디오는 2016년 4월 15일 CG(컴퓨터그래픽)/VFX(특수영상)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2018년 12월 20일 코스닥에 상장했고, 당시 공모자금을 활용해 래몽래인(지분 21.95%)·엔피(지분 20.90%)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래몽래인은 최고 시청률 26.9%의 드라마 ‘재벌집막내아들’을 제작했고, 엔피는 전시·광고 등 고객사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B.E.(브랜드 체험)를 제공하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영화·드라마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사부터 전시·광고·AI(인공지능) 등 뉴미디어와 신사업 영역까지 콘텐츠로 발생하는 모든 가치를 회사에 담기 위해 활발한 M&A(인수합병), 지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 영역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첫째, 업계 최고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역량을 보유한 CG/VFX 영역. 둘째, IP(지식재산권) 기획·제작·유통·배급 모두 가능한 콘텐츠 제작. 셋째, 배우·가수·모델 매니지먼트 사업. 넷째, 뉴트렌드와 XR(확장현실) 콘텐츠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시·광고 부문. 다섯째, 메타버스·영상 AI·콘텐츠 커머스 등 다양한 부가가치 사업이다. 위지윅스튜디오 관계자는 “이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기업이 30개가 넘는다”며 “이를 활용해 종합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올해 매출액 2444억·영업익 33억 전망”덩치가 커지고 있는 만큼 실적은 어떨까. 2020년 연결 기준 창사 이래 첫 1000억 매출 시대를 열었다. 다만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으로 제작비가 증가되고 IP들을 공격 확보하며 지난해 영업손실 249억원을 기록했다. 사측은 “그룹 내 관계회사들의 이익 증가로 올해 적자 폭 감소 또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상반기에는 반기 첫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매출액 2444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텐트폴(대작 영화) 및 핵심 IP를 확보해 드라마·영화 등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매출과 이익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또 IP 비즈니스로 부가적인 수익 창출도 노린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인 메타버스·AI·커머스 사업을 위해 꾸준한 R&D(연구개발) 및 경쟁력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및 장기 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올 주가 40% 하락 … 현금성 자산은 1300억원다만 주가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2610원. 연초 대비 39.83%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21.12%)과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그럼에도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300억원, 부동산 자산은 260억원이다. 시가총액(4463억원)의 30%가 넘을 정도로 준수하다. 총 주식 수는 1억7104만8884주로 최대주주는 모회사인 컴투스가 지분 38.05%를 들고 있다. 박관우·박인규 위지윅스튜디오 공동대표가 각각 4.88%씩 보유 중이다. 자사주는 0.95%, 외국인 지분율은 3.66%로 유통 물량은 50%를 밑돈다. 최근 기관은 흑자 전환 기대감에 10거래일 연속 순매수(55만8167주)하다 13일 일부 매도(3만1463주)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주주들을 위해 지난 5월 보통주 1주당 신주 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이후 5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앞으로 꿈꾸는 청사진이 있을까. 회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생각이다”며 “AI·메타버스 등 미래산업과 콘텐츠의 다양한 접점을 발견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로 TV 광고 수익 부진이 콘텐츠 제작비 부담으로 이어지며 업황 자체가 좋지 않지만, 위지윅스튜디오는 종속회사의 신규 콘텐츠 제작을 늘려가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래몽래인,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의 성장세로 좋은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제작비 상승과 인건비 부담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서 영업이익이 개선될 때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의 목표주가는 4200원이다. 현 주가 대비 60.92%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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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