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 영상 돌았는데…가짜였다

입력 2023-10-10 08:23
수정 2023-10-10 09:36

팝 가수 브루노 마스 콘서트 입구로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네게브 사막 축제에서 공격을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는 거짓 주장이 유포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네게브 사막 축제 피격을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는 영상은 확인 결과 브루노 마스 콘서트에서 찍힌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동남부 네게브 사막에서 진행된 음악 축제 '네이처 파티'(Nature Party)에 지난 7일 하마스의 로켓포탄과 무장대원들의 총격이 쏟아지면서 행사 참가자 수백명이 실종, 사망하는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현지 응급구조단체 자카(ZAKA)에 따르면 이스라엘 남동부 네게브 사막에서 열린 음악 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최소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로이터는 네이처 파티에 대해 "가자지구와 가까운 키부츠 레임 근처에서 진행돼 최소 7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격의 첫 번째 표적 중 하나였다"며 "이스라엘은 일요일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으로 보복해 최소 400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 파티 공격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수십명의 사람들이 공원 울타리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영상에는 '살기 위해 달리는 축제 참가자들'(FESTIVAL ATTENDEES RUNNING FOR THEIR LIVES)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트위터로 알려진 엑스(X)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해당 영상을 공유했고, 틱톡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에 의해 어린아이들 260명이 학살됐음을 확인했다"는 문구와 함께 영상이 게재됐다.

하지만 로이터는 "확인 결과 해당 영상은 네이처 파티에 대한 공격이 일어나기 이틀 전인 지난 5일에 업로드된 틱톡 계정에서 최초로 발견됐다"며 "해당 영상 상단에 히브리어로 쓰인 설명에는 브루노 마스 콘서트 입구가 열리는 순간을 보여준다고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브루노 마스는 지난 4일 텔아비브의 하야르콘 공원에서 콘서트를 진행했다. 영상 속 배경이 되는 장소들이 하야르콘 공원과 일치한다는 점도 해당 영상이 네이처 파티가 아닌 브루노 마스 콘서트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지난 4일 공연에서 6만명의 관객을 모으고, 7일 두 번째 공연을 예정했던 브루노 마스는 하마스의 공격을 피해 예정됐던 콘서트를 취소하고 지난 8일 이스라엘을 탈출했다. 미국 CNN과 이스라엘 일간 타임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브루노 마스는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머물다 현지를 떠났다. SNS를 통해 브루노 마스가 60여명의 콘서트 스태프와 함께 그리스 아테네로 향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브루노 마스는 이스라엘 공연은 취소했지만 다른 지역에선 투어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