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를 선언하며 대대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정책을 밀어붙였지만, 비정규직 비중은 오히려 사상 최대치로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명박정부(2008~2012년) 당시 연평균 4만5000명, 박근혜정부(2013~2016년) 시절 13만2000명이 증가했던 비정규직은 문재인 정부(2017~2021년, 2019년 통계치 제외) 들어 18만명이 늘어났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인 2017년 5월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전격 방문해 “임기 내에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추진한 바 있다. 그런데도 전체 비정규직의 증가 속도를 늦추진 못했다는 게 임 의원의 지적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2017년) 32.9%였던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2018년 33.0%, 2019년 36.4%로 늘더니 임기 말(2022년)엔 37.5%로 집계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환 후 기관별로 상이한 처우·임금체계로 상대적 임금이 낮은 공무직 및 자회사 노동자의 불만이 커지면서 되레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019년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치단체의 경우 정규직 전환에 따라 1인당 연간 525만원의 연봉상승이 이뤄졌지만, 중앙부처는 257만원 상승에 그쳤고 공공기관도 269만원 오르는 데 불과했다.
고용방식에 따른 임금 격차도 발생했다.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한 경우엔 연봉이 395만원 올랐지만, 자회사에 고용된 경우엔 230만원 상승에 그친 것.
2022년 8월 노동연구원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정책 평가 및 향후 정책 방향’ 보고서는 정규직 전환 이후 기관과 전환자 간의 신뢰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나빠졌다는 응답이 88.9%, 좋아졌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은 노동자 간, 청년 간 등 사회적 갈등과 채용 비리를 초래한 것으로 공정성을 훼손한 대증적 처방에 불과했다”며 “기존 정규직과의 갈등 등 노무관리 어려움, 업무 성과 및 공공 서비스 질 개선 효과 불분명 등으로 민간 확산 효과가 전무했고 오히려 민간부문 비정규직 증가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