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파트 대체재로 큰 인기를 끈 오피스텔이 고금리 장기화와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경매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11%대에 머물렀다. 10건 중 1건만 겨우 낙찰자를 구했단 얘기다.
6일 경·공매 데이터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낙찰률은 11.3%를 나타냈다. 전체 142건 중 단 16건만 낙찰됐다. 지난 8월(12.9%)보다 1.6%포인트 내린 수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88%에 그쳤다.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오피스텔 경매 물건은 갈수록 쌓이고 있다. 서울 지역 경매 오피스텔은 7월 78건, 8월 116건, 9월 142건 등으로 늘어났다. 2년 전 14건(2021년 9월)에 불과했고 작년엔 44건(작년 9월)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인천 경기 등 다른 지역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달 인천 오피스텔 낙찰률은 5.8%, 낙찰가율은 74.9%를 나타냈다. 경기 지역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각각 34.7%, 76.1%로 집계됐다.
고금리, 전세사기 등으로 오피스텔 매수세가 메말랐다는 분석이다. 1월 정부의 전방위적 부동산 규제 완화로 아파트가 반등세를 보인 데 비해 그동안 아파트 규제로 반사이익을 누리던 오피스텔은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달 말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을 내놨음에도 전국 아파트값은 1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지난 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8% 오르며 12주째 상승 랠리를 지속했다. 지난달 25일 이뤄진 직전 조사 땐 전국 주간 상승률이 0.07%였는데, 이번주에 0.01%포인트 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공공주택 공급을 늘리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공급난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주는 추석 연휴가 있었던 만큼 대책 효과가 반영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심은지/이인혁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