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습니다"
주가가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일하겠다던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상근 고문)가 97억원을 받고 회사를 떠나면서 개미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4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021년 최고점(17만3000원) 대비 4분의 1토막 났습니다.
개미들은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카카오에 투자한 고객의 100%(4일 기준·31만2145명)가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평균 매수 단가는 10만2766원입니다. 손실이 53.31%에 달합니다. 한 주주는 “주당 12만원에 1억원어치를 매수했는데 7000만원이 사라졌다”고 분개했습니다.
남궁 전 대표가 거액의 보수를 챙기고 회사를 떠나면서 개미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남궁 전 대표는 “카카오와 10월 말 이별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고 전했습니다. 남궁 전 대표는 서강대에서 초빙교수로 일할 예정입니다.
남궁 전 대표는 작년 3월부터 그해 10월까지 카카오 대표를 지냈습니다. 대표직 내정 당시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거액의 보수를 챙겼습니다. 올해 상반기 스톡옵션을 행사해 94억3200만원을 수령하고 급여로 2억5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최고점을 회복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자회사들을 잇달아 상장시켜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고, 실적마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카카오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대비 13% 줄어든 5050억원입니다.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에 육박합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카카오는 인공지능(AI)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라며 “카카오톡 내에 광고를 덕지덕지 붙여 실적을 올리는 것 말고는 기대할 요소가 없다”고 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