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드론 날리던 '얼리어답터' 與 권영세, '드론 안전법' 만든 까닭

입력 2023-10-06 15:38
수정 2023-10-06 15:49

소형 드론의 안전 기준과 사업 운용 근거를 명시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소형 드론에 관한 법적 근거를 별도로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윤계 핵심이자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맡은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를 맡았다. 정권 실세 중 한명인 그가 드론 관련 법안을 낸 것을 두고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관심이 깊은 권 의원 성향이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권 의원은 지난달 2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소형 드론의 안전관리 및 사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정안은 소형 드론에 관한 안전 관리와 운용 기준을 비롯해 운송산업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현재 소형 드론은 항공안전법과 항공사업법 상 무인항공기 일부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기술 변화에 맞춰 제때 규제를 완화하지 못하고, 드론 사용자와 사업자가 법 규정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소형 드론에 관한 법적 근거를 별도로 마련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제정안 취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2016년 7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43조2000억원으로 성장한 뒤 2026년에는 90조3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권 의원은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만큼 드론 산업은 그의 담당 상임위원회 업무 중 하나다. 다만 이와 별개로 이번 제정안에는 ‘IT 마니아’인 권 의원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1959년생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권에 소문난 ‘얼리 어답터’다. 1980년대부터 ‘벽돌폰’으로 불린 휴대전화와 개인용 컴퓨터를 썼고, 64세인 지금도 스마트워치와 태블릿 PC를 능숙하게 다룬다. 매년 애플 신제품 발표 행사를 챙겨볼 정도로 IT 기술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권 의원은 10년 전부터 취미로 드론을 조종해 온 '드론 애호가'이기도 하다. 권 의원은 한국경제신문에 "취미로 드론을 조종하다 보니 드론 산업에 관해서도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고 이번 법안은 취미용 보다 산업용 소형 드론을 위한 법안"이라며 "드론뿐 아니라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교통 기술에 관심이 많아 관련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제정안은 드론 업무 주무 부처인 국토부와 조율을 거쳐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기술 발전에 따른 규제혁신 수요에 적시 대응하고, 소형드론 안전관리 관련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여 국민의 안전과 복리 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개정안 취지”라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