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수주부진 겹쳐…9월 건설경기체감, 올 들어 최저

입력 2023-10-05 10:24
수정 2023-10-05 10:25
신규 수주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 자금조달 어려움 등이 겹치면서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CBSI는 전월보다 9.4포인트 하락한 61.1을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CBSI는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하는 지표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을 웃돌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CBSI는 지난 8월 19.3포인트 내리며 2020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8∼9월 두 달 간 CBSI가 28.7포인트 떨어진 셈이다.

지난달 신규 수주 경기실사지수(BSI)는 71.4로 전월보다 3.2포인트 내렸다. 공사 종류별로는 특히 주택 수주 BSI가 61.4로 전월 대비 7.8포인트 내려 주택 수주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 BSI는 전월보다 4.9포인트 하락한 68.3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이는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PF 대출 채무 위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결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고금리 상황이 길게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난달 신규 수주가 부진한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져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BSI가 올해 8∼9월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는 등 건설경기가 급격히 악화했다"고 덧붙였다. 10월 CBSI는 9.9포인트 상승한 71.0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여전히 70선 초반에 불과해 건설경기 체감도는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