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하락세에도 홀로 웃는 달러ETF…거래대금 급증

입력 2023-10-04 16:58
수정 2023-10-04 16:59

미국 달러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부상하면서 한동안 '강(强)달러' 추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까닭이다.

4일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1.97% 오른 1만3725원에 거래돼 작년 9월 중순 이후 최고가를 새로 썼다. 코스피지수가 2.41%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ETF엔 이날 하루에만 거래대금 약 12억원이 몰렸다. 한달 전인 지난 9월 4일(약 2억8590만원) 거래대금의 네 배가 넘는 금액이다. 미국달러선물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이 ETF는 지난 한 달간 약 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약 6.9% 오른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6.71% 오른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이날 하루 각각 1.94%, 2.15% 상승했다.

미국 무위험 지표금리인 SOFR에 투자하는 상품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 ACE 미국달러SOFR금리(합성)가 각각 1.22%, 0.91% 올랐다. ACE 미국달러SOFR금리는 이날 거래량(6만7301건)과 거래대금(약 7억원)이 한달 전에 비해 각각 세 배가량 많았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07대까지 올랐다.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Fed 내 고위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이어간 영향이 크다.

전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난 9월 FOMC 회의 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도 강달러 전망을 강화했다. JOLTS에 따르면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전월 대비 69만건(7.7%) 늘어난 961만건으로 당초 추정치(880만건)를 크게 웃돌았다. 통상 노동시장 구인 건수 상승은 물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통한다. 고용인이 근로자에게 그만큼 임금을 높이 줄 가능성이 커져서다.

미 국채 수익률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도 당분간 달러 강세가 전망되는 이유다. 미 달러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오르기 때문이다. 세계 채권 거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연 4.8%를 넘겼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7일 4.5%선을 넘긴 이래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같은날 30년물 금리는 4.95%로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국 경기 동향이 바뀌어 Fed의 입장이 전환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강달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