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여론 개입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포털 다음의 클릭 응원 기능에 대해 카카오가 IP 분석 결과를 내놨다.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 잡힌 IP 단 2개에서 약 2000만번을 클릭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는 문제가 된 IP에 대해 경찰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을 대상으로 한 클릭 응원에서 해외 IP가 차지한 클릭 비중은 87%로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카카오는 다음을 통해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스포츠 경기에 클릭 응원 기능을 지원해왔다. 지난 1일 한중전으로 열린 8강전엔 클릭 응원 3130만건이 있었다. 이 응원 중 93%에 해당하는 2919만건이 중국에 몰렸다. 중국이 국내 포털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나온 배경이다.
분석 결과 클릭 응원에 참여한 IP는 5591개로 국내 비중은 95%였다. 문제는 나머지 5%를 채운 해외 클릭 수였다. IP가 확인된 응원 2294만건 중 87%인 1993만건이 해외에서 나왔다. IP 단 2개가 해외 클릭 수의 99.8%를 차지했다. 네덜란드 IP 1개가 1539만번을, 일본 IP 1개가 449만번을 클릭했다. 이 IP 2개는 경기가 끝난 2일 오전 12시30분부터 클릭을 시작했다.
여론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자 카카오는 지난 2일 클릭 응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응원 문화를 장려하고자 도입했던 기능의 취지가 왜곡됐다고 판단해서다. 카카오는 2015년 프로 스포츠에서 클릭 응원 기능을 첫 도입했다. 로그인 여부와 클릭 회수에 제한을 두지 않아 이용자의 자유로운 참여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 기능이 국가 대항전에도 적용되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여론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문제의 IP 2개가) 이용자가 적은 심야 시간대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방해 행위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을 계기로 포털에서 로그인 없이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점검했다”며 “현재는 블로그인 티스토리의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 표시, 댓글 달기만 로그인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포털 사업자가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채 여론을 왜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다음과 카카오에 대한 관계부처의 실태 조사를 거쳐 법령 위반 혐의가 확인될 경우 엄중한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