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설립된 대구의 오대(대표 김창현)는 자동차엔진과 정밀부품을 생산해 온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수년 동안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끝에 최근 모발이식기를 개발해 의료기기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 기존 모발이식기와 달리 바늘 10개가 장착돼 한 번에 10개의 머리카락을 심을 수 있는 멀티식모기를 개발했다. 국내와 해외 20개국으로부터 주문받고 있다.
오대가 이처럼 사업 재편에 적극 나선 것은 자동차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바뀌면서 주력 제품이 사라질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김병술 오대 기술연구소장은 “올해 12억원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300억원을 달성해 회사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라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로봇식모기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의 스타기업 육성정책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오대의 사례와 같이 대구가 중소기업의 사업 재편과 신산업 진출 등 기업 스케일업(성장)을 도운 덕분이다.
3일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TP)에 따르면 대구 스타기업으로 지정된 244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4조8795억원으로 전년보다 15.5%, 고용은 1만4446명으로 4.1% 각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07년 시작된 대구 스타기업은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대구테크노파크 등 23개 육성기관과 16개 협력기관이 기업 애로기술 해결부터 연구개발, 혁신성장 사업기획, 사업 재편, 국내외 진출을 위한 마케팅을 맞춤형 패키지로 실시간 지원하는 정책이다.
김현태 대구TP 기업육성지원센터장은 “복잡한 기업 지원 사업을 기업 입장에서 필요할 때 즉시 찾기란 쉽지 않다”며 “40개 기업지원기관이 전담기업을 맡아 실시간, 맞춤형, 패키지로 제공하는 노하우가 미래사업 발굴과 재편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대구 스타기업은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치마킹해 전국 사업화했고 지난해 산업 진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감사원 표창도 받았다.
스타기업 육성은 민선 8기 들어 5대 미래산업의 첨병 역할도 하고 있다.
AI와 빅데이터, 모바일 보안 등의 사업을 하는 YH데이타베이스가 대표적이다. 2017년 예비스타기업에 선정된 뒤 경영닥터 지원사업을 통해 통합상담 플랫폼 구축사업 등을 수주했다. 지난해 매출은 42억원으로 46%, 고용은 65명에서 81명으로 늘었다. 영어 중국어 프랑스 스페인 아랍어까지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 진출 교두보도 마련했다.
대구TP에 따르면 스타벤처에서 프리스타, 지역스타, 글로벌 강소기업, 월드클래스300, 중견·상장기업 등 상위 그룹으로 성장한 기업이 229개에 이른다.
도건우 대구TP원장은 “기업 스케일업의 국내 대표 정책이 된 대구 스타기업 육성정책을 통해 대구 5대 미래산업 기업 육성은 물론 글로벌 진출을 도와 대구 경제의 굴기(起)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