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온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의 ‘동맹’이 균열 조짐을 보인다는 추측이 나온다. MS가 자체 생성형 AI 챗봇 개발에 나서는 등 오픈AI와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인 GPT의 막대한 운영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게 주된 이유로 알려졌지만, 오픈AI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MS가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는 최근 1500명에 달하는 연구원들에게 “오픈AI의 GPT보다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규모가 더 작고 운영 비용도 적게 드는 생성형 AI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MS는 이미 사내 AI 프로그램을 빙챗과 같은 제품에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오픈AI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GPT-4와 같은 초거대 LLM을 운영하는 데 많은 전력 비용이 발생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GPT-4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5000억 개로 하루 운영 비용만 70만달러(약 9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AI가 자체 서비스를 출시한 것도 MS의 거리두기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픈AI는 지난달 기업용 챗봇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했다. GPT-4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기존 개인용 유료 버전보다 두 배 빠르고, 기업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기업들이 우려하던 정보 유출 우려도 줄였다. 앞서 지난 7월 MS가 내놓은 기업용 챗봇 ‘빙 챗 엔터프라이즈’ 사업과 경쟁하게 된 것이다.
오픈AI가 독자 행보를 강화하면서 몸값도 뛰고 있다.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최대 900억달러(약 122조원)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초보다 몸값이 세 배 뛰면서 세계 비상장 기업 가운데 스페이스X,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에 이어 평가 기업 가치 기준으로 3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MS는 오픈AI의 최대 후원자다. 올해 초 1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누적 투자액이 110억달러에 달한다. 오픈AI 지분의 49%는 MS가 보유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