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 7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7’을 선보인다. 아이오닉 시리즈는 현대차의 대표 플래그십 전기차로 아이오닉 7이 전기차 판매 정체기의 돌파구가 될 지에 주목된다. 내년 7월부터 '아이오닉7' 양산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아이오닉 7 생산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최근까지 고용안정위원회와 4차례의 본협의를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7은 출시 일정, 부품 조달 방안 등 생산 계획의 큰 틀은 이미 정해졌고 지금은 세부 사항 등을 조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7월부터 아산공장을 통해 아이오닉 7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에 앞서 올해 말부터 2개월간 아산공장에서 전용 설비를 갖추기 위한 공사를 진행한다. 아산공장은 아이오닉 7 생산을 통해 울산공장과 함께 현대차의 또 다른 전기차 핵심 생산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산공장은 쏘나타, 그랜저에 이어 지난해부터 아이오닉 6를 만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현대차 안팎에선 아이오닉 7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아이오닉 7은 아이오닉 5·6에 이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한 ‘E-GMP’를 탑재한다. E-GMP는 차량 유형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고 낮은 무게중심으로 전기차의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E-GMP를 탑재한 현대차그룹 차량 누적 판매 대수는 지난 8월 51만729대로 출시 3년 만에 50만대를 돌파했다.
아이오닉 7의 차체 등 정확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현대차는 2021년 LA 오토쇼를 통해 아이오닉 7의 비전을 제시한 대형 전기 SUV '세븐'을 공개한 바 있다. 세븐의 실내는 조수석 쪽에 기둥이 없는 코치 도어를 적용, 비대칭적인 도어 배치가 특징이다. 다만 당시 함께 공개됐던 EV9 콘셉트 차량에서도 코치 도어가 탑재됐지만, 실제 EV9에선 적용되지 못했다.
세븐은 유선형의 루프 라인, 3.2m의 긴 휠베이스, 3열까지 이어진 플랫 플로어가 넓은 공간을 연출한다. 이와 함께 운전석 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만 올라오는 변속기, 누워서 하늘을 보면 구현하는 77인치 비전 루프 디스플레이, V2L 기능 등 미래형 자율주행차에 걸맞은 차별화된 기능을 두루 탑재했다. "2030년 전기차 3위 업체 발돋움"현대차그룹은 향후 E-GMP에 이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출시하는 동시에 전동화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전기차 종류를 현대차 11종·기아 13종·제네시스 7종 등 총 31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2030년 목표로 삼은 전기차 판매량은 현대차 200만대, 기아 160만대로 모두 360만대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3위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출시 속도는 이미 가팔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고성능 N브랜드의 첫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출시했다. 내년엔 광주글로벌모터스를 통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경차 캐스퍼의 전동화 모델 캐스퍼 EV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는 이달 중순 국내에서 ‘EV 데이’ 행사를 열고 준중형 전기 SUV 모델인 EV5를 공개할 예정이다. EV5는 기아가 중국에서 생산하고 현지에서 처음 출시한 첫 차량이다. EV5는 기아가 올해 중순 출시한 대형 전기 SUV EV9과 함께 E-GMP를 탑재한 전기 세단이다. 기아는 최근 2000만원대로 구매가능한 레이 EV 등도 선보였다. 레이 EV는 기아의 첫 경형 전기차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