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아저씨 어떻게 된 겁니까?”
2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LG화학 주주들은 고통을 넘어 공포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가 상승 여력 967%로 꼽았던 종목입니다. 주가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주주들은 탈출 기회도 잡지 못했습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2주간 13.3% 떨어졌습니다. 올해 장중 고점(4월 11일 85만7000원) 대비 42% 급락했습니다.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실적 악화 때문입니다. 메리츠증권은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이 56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특히 양극재 등을 만드는 첨단소재 부문이 적자(163억원 영업손실)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사업 정상화 신호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올 들어 개인은 LG화학을 1조5865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코스피 개인 순매수 2위입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평균 매수가는 65만9179원입니다.
최근 박 작가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LG화학의 적정 주가를 576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당시 주가 기준 상승 여력이 967%에 달합니다.
LG화학은 그가 선정한 8개 추천 종목 가운데 상승 여력이 제일 높았습니다. 인기 종목인 POSCO홀딩스와 에코프로의 상승 여력은 각각 562%, 353%로 제시했습니다.
많은 주주는 박 작가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한 주주는 “어떻게 된 겁니까? 사자마자 이렇게 폭락할 수 있나요”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박 작가는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지분가치가 전혀 반영이 안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LG화학이 과반의 지분 외 나머지는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것이란 기대가 있습니다. 27일 종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가치는 91조원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다른 양극재 업체들이 증설하려면 증자를 해야 하지만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만 팔아도 수십조원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