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대 이자 드려요"…대규모 예금 만기에 난리난 은행들

입력 2023-10-01 15:54
수정 2023-10-01 15:55

지난해 하반기 연 5~7%대 고금리로 예치한 거액 수신 만기가 돌아오자 금융권 예금 금리 경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연 최고 4%대 초반 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저축은행도 예금금리를 연 4% 중반까지 끌어올리며 수신 경쟁에 참전했다.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공시된 은행권 정기예금(만기 1년) 36개 상품 중 13개가 최고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4일에는 연 4%대 예금 상품이 36개 중 5개에 그쳤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전체 상품 중 연 최고 4%대 금리를 주는 상품이 3분의 1로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최고금리도 연 4.1%에서 연 4.2%로 높아졌다.

27일 기준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과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이 연 최고 4.2%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어 대구은행 ‘DGB 함께예금’과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우리은행 ‘WON 플러스 예금’이 연 최고금리 4.05%를 제공하며 뒤를 이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하단금리도 연 4%에 다가서고 있다. 이날 5대 은행의 주요 예금상품 금리는 만기 1년 기준 연 3.95~4.05%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연 3.7~3.85%) 대비 상?하단 금리가 약 0.2%포인트 상승했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최근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3.8%에서 4.0%로 0.2%포인트 올렸다. 이 상품 금리가 연 4%대로 올라선 것은 올해 2월 금리를 낮춘 후 약 7개월 만이다.

제2금융권도 수신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만기 1년 평균금리는 이날 기준 연 4.19%를 기록했다. 스마트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51%로 가장 높고 BNK?HB?유니온?우리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이 만기 1년 기준 연 최고금리 4.5%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고금리로 유치한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자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 9월 레고랜드발(發) 유동성 위기로 인해 은행채 발행이 막히는 등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연 5%대 고금리 예금을 통해 시중 자금을 끌어왔다.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도 수신 이탈을 막기 위한 금리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은행권(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및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금융권 수신잔액은 96조2054억원 증가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