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부'의 모델이기도 한 이탈리아의 악명 높은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61)가 30년 도피 행각 끝에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25일(현지시간) AFP와 로이터 통신 등은 이탈리아 중부 도시 라퀼라의 피에를루이지 비온디 시장이 데나로가 이 지역 한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던 중 병세가 악화해 사망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고 보도했다.
데나로는 지난 1월 16일 시칠리아섬 주도인 팔레르모에서 병원에 가던 중 체포됐고, 종신형이 확정됐다. 다음날부터 자신의 감방에 설치된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8월 8일부터 장폐색 수술을 받기 위해 감옥에서 나와 라퀼라에 있는 산 살바토레 병원에 입원했다.
체포된 후에만 암 합병증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데나로는 회복하지 못했다는 게 그를 치료했던 의료진들의 의견이었다. 결국 지난 22일 장 폐쇄로 회복이 불가한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의료진은 영양공급을 중단했고, 결국 25일 오전 2시에 사망을 선고했다.
데나로는 영화 '대부'에서 묘사된 시칠리아 마피아 조직 코사 노스트라의 실제 모델이다.
특히 1992년 마피아 단속을 주도한 검사·판사 살해를 비롯해 최소 50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악명이 높았다. 또한 1993년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밀라노·로마·피렌체 폭탄 테러, 같은 해에 발생한 경찰 협조 조직원의 12세 아들 납치 살해 등 살인사건 수십 건의 배후로 지목돼 지명 수배됐다.
1993년 6월부터 도피 생활을 시작했지만, 이후에도 조직을 이끌며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갔다. 그가 머물렀던 은신처에는 유명 브랜드의 옷, 신발과 사치품들이 발견됐다. 체포될 당시에도 양가죽 코트와 3만5000유로(약 5000만원) 상당의 시계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