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중학생들…무인매장 키오스크 통째로 들고 튀었다

입력 2023-09-25 10:20
수정 2023-09-25 10:28
“키오스크를 파손하거나 통째로 들고 나르는 사례도 발생합니다.”

보안기업 에스원이 자사 범죄예방연구소를 통해 무인매장 고객처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례가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에스원은 2019~2023년 상반기 무인매장 범죄 동향을 분석한 결과 91%가 현금을 노렸다고 전했다. 에스원 관계자는 “범인들은 주로 장도리, 망치, 드라이버 등을 활용해 키오스크를 파손해 현금을 빼 갔다”며 “심지어 키오스크 또는 동전교환기를 통째로 들고 도주하는 등 수법이 더욱 대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절도 범죄의 타깃이 되는 곳은 주로 골목상권에 위치한 소규모 매장과 동시에 현금 결제가 많은 업종이었다. 업종별 무인매장 절도 범죄 발생 현황을 보면 무인 빨래방(33%)과 무인 사진관(33%)이 가장 높았으며, 무인 아이스크림(17%), 인형 뽑기방(17%)이 뒤를 이었다.

에스원 측은 "키오스크를 파손하거나 통째로 들고 달아날 경우 매장 운영 자체가 중단될 수 있어 점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무인매장 절도 범죄는 주로 현금을 노리는 만큼 키오스크에 대한 보안장치 설치와 함께 현금을 수시로 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인매장 절도 범죄의 가장 큰 특징은 미성년 절도범이 많다는 점이다. 연령대별 비중을 살펴보면 10대가 52%로 가장 많았고, 20대 36%, 30대 7%, 40代 5% 순으로 나타났다. 에스원 관계자는 "학교 주변 골목상권에 위치한 무인매장이 동네 중고등학생들의 아지트가 되면서 절도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SNS 상에서 무인매장 범죄나 영업에 피해를 주는 행동들이 청소년기 특성상 자기 과시 또는 영웅심리로 묘사되면서 무인매장이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절도 범죄 건수 중 토요일과 일요일이 34%를 차지, 무인매장 절도 범죄가 주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요일 범죄율이 24%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대 별로 살펴보면 심야 시간대(자정∼오전 6시) 범죄율이 전체 범죄 건수의 6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오전 시간대(오전 6∼12시)가 27%로 뒤를 이었다. 에스원은 "10대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날, 인적이 드문 시간대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주말, 심야시간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무인매장 점주들은 주말 또는 긴 연휴 기간 절도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첨단 보안솔루션을 설치하거나 자주 매장을 둘러보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에스원은 영상 보안부터 긴급출동, 키오스크 감시가 가능한 무인매장 전용 솔루션 '에스원 안심24'를 출시했다. 키오스크가 강제로 개방되거나 파손되는 비상상황이 생기면 에스원 관제센터에서 이를 즉시 확인, 점주에게 알리고 긴급출동을 통해 범죄 피해를 최소화한다. 뿐만 아니라 지능형 CCTV를 활용한 AI 영상관제를 통해 매장 내 난동, 잔류자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관제센터 원격 경고방송, 긴급출동을 통해 매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다. 에스원 관계자는 "증가하고 있는 무인매장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자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 동향을 지속적으로 공유, 점주들에게 범죄 예방 정보를 전달하겠다"며 "이와 함께 범죄 예방은 물론 점주들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무인매장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라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