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서울 한복판에서 성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일면식도 없던 여성을 때리고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윤종(30)과 고가의 수입차인 롤스로이스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에게 중상을 입힌 일명 '롤스로이스남' 신모씨(27)가 나란히 재판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정진아)는 오는 25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
최씨는 지난달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한 등산로에서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기 위해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목을 졸랐다. 피해 여성은 사건 발생 직후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범행 이틀 전부터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인간은 기회를 잡아야 해' 등 범행을 암시하는 메모를 작성했고, 범행 4개월 전 너클을 구입했다.
또한 CCTV가 없는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장소도 수차례 답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수사 당국은 최씨가 사회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성폭행 관련 기사를 보고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신씨의 첫 재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오후 8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피부탄력개선 시술 등을 빙자해 병원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을 받아 투약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검찰은 병원에서 미다졸람과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회 투약하고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차 딜러인 신씨는 과거 마약 범죄 전력이 두 차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신씨는 사고 직후 행인들이 피해자를 구하려 할 때도 차에 앉아 휴대전화를 조작했고 부서진 건물 외벽 잔해만 일부 치우다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치료받은 성형외과에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현장을 잠시 떠난 것"이라며 도주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병원 방문 경위와 결제내역 조작 시도와 휴대전화 폐기 등 증거인멸 정황을 토대로 신씨가 병원과 약물 투약에 대한 말을 맞추기 위해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