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난달 중순 이후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같은 배당주 ETF라도 구성 종목과 운용사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천차만별이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같은 ETF라도 수익률은 제각각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배당 테마 ETF 17종의 1개월(8월 22일~9월 22일) 평균 상승률(수익률)은 3.7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주식형 ETF가 평균 1.23%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편이다.
상품별로는 ‘ARIRANG 고배당주’와 ‘KOSEF 고배당’이 7.54%로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HANARO고배당’이 6.83%,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이 5.25%, ‘KBSTAR고배당’이 5.11% 순이었다.
높은 수익률을 낸 ETF는 은행주가 순자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컨대 ARIRANG 고배당주는 보유 종목 상위 10개 중 8개가 기업은행, KB금융, JB금융지주 같은 은행주였다.
은행주 비중이 적은 배당주 ETF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코스닥시장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KBSTAR KQ고배당’은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04%에 불과했다. 마찬가지로 은행주 비중이 적은 ‘KBSTAR 중소형고배당’(1.45%) 등도 수익률이 비교적 부진했다.
김인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업종은 최근 금융감독원장이 ‘배당에 대한 금융회사의 자율성 보장’을 언급하면서 주주 친화책에 대한 기대 등으로 수익률이 개선됐다”며 “연말 배당 기대 등으로 배당주 ETF에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미국 월배당 ETF 몰려간 개미들전문가들은 배당주 ETF에 투자할 때는 연간 분배율 역시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ETF 분배율은 주당분배금을 ETF의 현재 가격으로 나눈 비율로, 주식의 배당수익률과 비슷한 개념이다.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배당주 ETF 중 연간 분배율이 가장 높은 상품은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로 10.77%에 달했다. 이어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이 8.62%, KODEX 고배당과 ARIRANG 고배당주가 각각 6.06%, KOSEF 고배당은 5.90%, HANARO 고배당은 4.18%였다.
최근에는 높은 분배율과 고정적 배당 수익을 얻기 위해 미국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ETF도 인기를 얻고 있다. 개인은 최근 한 달 사이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444억원 순매수),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433억원), ‘SOL 미국배당다우존스’(230억원), ‘ACE 미국배당다우존스’(139억원) 등을 많이 매입했다. 이 ETF들은 ‘다우존스미국배당100 지수’를 추종한다. 상품마다 분배율은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월 분배율이 0.8~0.9%까지 나온다. 연간 환산 시 10%대에 달하는 분배율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주기적인 배당이나 고정 금리를 제공하는 인컴(소득) 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고배당 주식의 경우 완만한 금리 상승에도 고정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