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김포에서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경찰이 이들이 채권·채무 관계로 얽혀 갈등한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가족 사이 돈거래 내역을 추적 중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3일 오전 7시29분께 송파구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40대 여성 A씨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출동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후 경찰이 A씨의 동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송파구 송파동 빌라에서 A씨의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김포시 한 호텔에서는 A씨 부부의 초등학생 딸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A씨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송파동 빌라에서는 남편과 시누이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평소 가족과 지인 등 주변에 돈을 빌려달라거나 자신에게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A씨가 수억 원대 빚을 진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실제로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이들 가운데 숨진 A씨 남편과 시가 식구들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구체적인 거래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해당 빌라는 A씨 친가 소유로, 남편의 가족은 최근 살던 집 보증금을 빼 A씨에게 건네고 이 빌라로 주거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금전 관계에 얽힌 사정이 드러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고, A씨 남편과 시가 식구 역시 같은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가 지난 22일 오후에서 밤 사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통신기록 조회 결과 A씨는 전날 오전까지 남편에게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남편의 사망 사실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A씨의 딸은 질식으로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2일 딸과 함께 투숙했다가 전날 오전 혼자 호텔을 나선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친정집이 있는 잠실동 아파트로 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딸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A씨를 제외한 일가족 4명의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