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반동안 '20대 기업' 산업재해 사망자 10명 중 7명은 건설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두 달 새 롯데건설·대우건설·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계룡건설산업 등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올해도 건설사 대표이사(CEO)들이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 '줄소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 산재 사망자가 급증한 DL이앤씨는 대표 소환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21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직원 3만명 이상인 국내 20대 기업 가운데 지난 2018년부터 올 6월까지 5년 반 동안 산업재해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업종은 건설업이었다. 해당 통계는 지난 5년 반 동안 산재 사망으로 인정받아 유족 급여까지 지급된 사망자 수를 재해 발생 연도에 따라 산출한 것이다.
20대 기업 전체 사망자 219명 중에 총 9개 건설기업에서 155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155명 가운데 온열질환, 추락 등 '사고'가 산재의 원인인 경우는 110명(71%)이었다. 10명 중 7명 꼴로 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사망자 순위로는 현대건설(27명), 대우건설(26명), 포스코이앤씨(21명), GS건설(19명), 롯데건설·한국철도공사(각 16명) 순이었다.
전체 업종으로 확대해 보면 배달의 민족의 물류서비스 담당 자회사인 ‘우아한 청년들’도 산재 사망자가 9명으로 집계됐고, 현대자동차(15명), 기아자동차(9명) 등 제조업 분야에서도 산재가 발생해 왔다.
반면 산재 사망자 최하위 업종은 '유통·물류' 분야다.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지난 5년 반 동안 산재 사망자가 1명에 그쳤다. 특히 근로자수가 2018년 1만3875명에서 지난 6월 4만3635명으로 3배 이상 늘었지만 최근 2년 반(2021~2023년 6월) 산재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마트·롯데쇼핑도 산재사망자 제로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밖에 한화생명보험·국민은행 등 금융권 기업에서도 최근 5년 반동 산재 사망자가 발생한 적이 없다.
이에 올해 국정 감사에서는 건설사들의 산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요 건설사들은 지난해에도 국감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산재 사망 문제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는 산업재해가 발생한 업체 상대로 국감 증인 소환을 검토 중이다. 환경노동위 관계자는 "사망사고 빈발 사업장의 국정감사 소환에 합의해 주지 않을 명분이 없다"며 "최근 산재 사망자가 급증한 DL이앤씨는 대표 소환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7번 사고가 발생해 8명이 사망하면서 산재사망자 최다 발생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건설기업 외에는 지난 6월 30대 남성 직원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코스트코, 올해도 공장 내 끼임 사고 사망이 발생한 SPC그룹, 매년 국감 소환된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 등이 산재로 인한 국감 소환 대상 물망에 올라 있다.
이번 국정감사는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 달 10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