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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자국 주요 도시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의 투자 자금을 좀 더 자유롭게 반출입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경기 침체로 250조원 넘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가운데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상하이 자유무역 시범지구와 인근 링강 지구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관련 자금을 중국 안팎으로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일련의 규칙이 시행됐다. 홍콩과 마카오, 대만 직원을 포함한 중국 주재원들은 급여와 기타 합법적으로 얻은 수입을 언제든 국외로 보낼 수 있다. 자금 규모나 송금 빈도, 통화 종류 등에 제한이 없다. 다만 대상 자금의 실재성과 합법성 등을 증명해야 한다.
수도인 베이징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규칙 초안을 지난 20일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베이징시는 해외 기업이 국내에 재투자할 때 외국환 등록 절차를 면제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외국인 자금의 ‘엑소더스’를 막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국무원은 이미 지난달 초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세 부담 완화,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등을 담은 24개 조치를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기록적인 규모(120억달러, 약 16조원)의 중국 주식을 내던진 데 이어 이달에도 31억5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를 매도했다”고 전했다. 중국 증시에 고점을 찍었던 2021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누적 이탈액은 1880억달러(약 251조원)에 이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