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 있는 시세 350만달러 짜리 부동산이 170만달러에 경매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어태수 네오집스 대표(사진)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집코노미 박람회 2023’에서 “미국에선 시세보다 낮은 경매 매물이 적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경매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 대표는 “만약 은행에 갚지 못한 대출원금이 30만 달러, 연체이자와 기타 비용이 2만5000달러라면 이 물건의 경매 시작가는 32만5000달러”라며 “이 집의 시세가 100만달러든 200만달러든, 대출원금 수준에 따라 경매가격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매는 비교적 높은 감정가격에서 시작해 유찰이 될수록 입찰가가 낮아진다. 반면 미국은 일단 낮은 가격에서 출발해 유찰을 거듭할 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다. 어 대표는 “급매물을 잡아 시세의 70% 수준에 낙찰을 받은 뒤 리모델링을 거쳐 시세 수준에 파는 식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경락대출을 받지 못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어 대표는 “낙찰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대금을 완납해야 한다”며 “이런 진입장벽이 현금을 갖고 있는 투자자한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느 지역의 어떤 물건을 낙찰받아야 할까. ‘학군 불패’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학군이 좋은 지역의 집값은 이외 지역보다 평균 2.4배 비싸고, 임대 수요는 30% 높다”고 전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한 진단도 제시했다. 어 대표는 “지금 금리가 연 7%에 달할 정도로 높다보니 거래가 줄고, 건설사들의 시공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며 “공급 부족을 감안할 때 미국 부동산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리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며 2~3개월 전부터 미국 집값은 반등하고 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한 인구 변화를 잘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어 대표는 “굳이 비싼 임대료를 주고 다운타운 지역에 거주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며 “시애틀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렌지카운티나 라스베이거스로, 뉴욕·뉴저지에서 조지아나 애틀란타로 인구가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