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스테인리스스틸 시장서 철수

입력 2023-09-20 18:22
수정 2023-09-21 02:57
현대제철이 스테인리스스틸 시장에서 손을 뗀다. 공장이 노후화한 데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습이 이어지자 아예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말 스테인리스스틸을 생산하는 인천공장 생산라인을 폐쇄한다. 지난해 이 공장의 스테인리스스틸 생산 규모는 10만t이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노동조합에 알리고 양해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의 이 같은 결정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와 함께 인천공장의 생산시설 노후화를 감안한 조치다. 고가 제품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생산시설에 투자해야 하는데, 현대제철은 아예 관련 사업을 접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동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1990년 인천공장에서 스테인리스스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때 인천공장 라인을 늘려 연간 20만t까지 생산해 연 매출이 3000억원 안팎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지난해 1월 현대비앤지스틸에 스테인리스스틸의 영업권을 넘겼다. 이후 수탁 생산에 주력해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비앤지스틸로부터 9월까지만 생산하고, 이후 주문을 넣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공급처가 없어졌기 때문에 고심 끝에 스테인리스스틸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테인리스스틸을 생산하는 인천공장 근무자들은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중국 법인들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올초 베이징법인 매각을 공식화한 데 이어 최근 충칭법인을 매각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현대자동차·기아의 신차 판매량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