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발, 유니켐 대표이사 변경 추진...차기 주총 준비하는 오너일가

입력 2023-09-20 14:45
수정 2023-09-21 09:23
이 기사는 09월 20일 14: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유니켐의 이사회를 장악한 햇발이 유니켐의 대표이사 교체를 추진한다. 유니켐의 최대주주인 유니는 다음 임시 주총을 준비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20일 햇발에 따르면 유니켐은 이르면 추석 연휴 전에 유니켐 대표이사 변경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유니켐 최대주주인 유니와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햇발의 정재형 대표가 새 대표이사 후보로 유력하다.

지난 18일 열린 유니켐 임시 주주총회에서 햇발이 이사회 주도권을 확보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임시 주총에서 햇발이 유니켐 이사 후보로 추천한 정성욱 사내이사와 백문호·조남복 사외이사 선임안이 모두 통과됐다. 주총 당시 햇발의 유니켐 지분은 11.3%, 유니의 유니켐 지분율은 23.6%였지만 다수의 소액주주가 햇발에 힘을 실어준 결과다.

임시 주총 이후 유니켐 이사회는 5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햇발측 인사가 4명으로 이사회 과반을 확보했다. 햇발은 4월 정기 주총에서 정재형 대표와 이용기 감사를 선임하는 데 성공하며 이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이번 임시 주총으로 이사회 주도권까지 확보했다.

정재형 햇발 대표는 유니켐 대표이사에 올라 이사회를 확실하게 장악한 뒤 유니켐의 골프 리조트 사업권과 관련된 내용을 들여다보겠단 계획이다.

햇발은 그동안 유니켐이 골프장 카스카디아CC의 리조트 사업권 및 토지를 계열사인 유니리조트개발에 넘기면서 유니켐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에 소액주주들이 동조하면서 이번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다.

다만 일부 주주를 중심으로 정재형 대표 등이 유니켐 경영을 정상적으로 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있다. 햇발은 지난 정기 주총 당시 이사회 진입 목적을 경영 감시라고 밝히며 유니켐 경영에 대한 방향성 등에 대해선 외부에 알린 바 없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양측의 표 차이는 지난 정기 주총 때보다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햇발이 적극적으로 경영권 행사 의사를 보이자 일부 주주들이 이탈한 것으로 평가됐다.

최대주주인 유니는 경영권을 재확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유니켐은 이달 임시 주총을 앞두고 지난 8월 이미 법원에 새 임시 주총 허가를 신청했다.

회사측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 감사 1명 신규 선임안과 정재형(사내이사) 및 이용기(감사) 해임안건을 주총 안건으로 담았다. 지난 4월 정기 주총에서 선임된 햇발측 인사를 해임하고 이사회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겠단 의도다.

유니는 임시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기준일(8월21일) 이후에도 꾸준히 지분을 매집하며 다음 주총을 준비하고 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면서 유니켐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총 직전인 지난 3월 28일 1384원이던 유니켐 주가는 임시 주총 주주명부 폐쇄일을 앞둔 8월 14일 322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 22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