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운동 폄훼 안 돼" 윤미향, 2심 징역형에 "상고할 것"

입력 2023-09-20 11:26
수정 2023-09-20 11:39


"이 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30년 운동이 폄훼되지 않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법원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가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과 달리 혐의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또 윤 의원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자금 중 890여만원을 자기 개인 계좌로 이체한 부분을 포함해 횡령액을 총 8000여만원으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2심 재판을 통해 제 무죄를 충분히 입증하려 최선을 다해 자료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판결문을 상세히 검토해서 상고심에서 제 무죄를 다시 한번 입증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횡령하지 않았다는 입장이 여전히 그대로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판결의 어떤 부분이 잘못됐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 1·3부는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의원은 정의연 상임대표로서 아무런 감독을 받지 않은 채 시민들의 후원금과 국가지원금 등을 보관하며 공적 용도의 지출과 사적 용도의 지출을 명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2015∼2019년 관할관청 등록 없이 단체계좌로 41억원의 기부금품을 모집하고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비 등 1억7000만원의 기부금품을 개인 계좌로 모집한 혐의로 기소됐다.

윤 의원은 ▲2011∼2020년 모금한 자금 1억35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보조금 3억원을 부정하게 수령한 혐의(보조금법 위반) ▲중증 치매를 진단 받은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천만원을 재단에 기부하게 한 혐의(준사기) ▲위안부 피해자 경기 안성쉼터를 시세보다 고가에 매입한 혐의(업무상 배임)를 받는다.

재판부는 윤 의원이 개인 계좌로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비 등 1억 3000만원을 모금한 데 대해 "현장 후원금이 모였고 장례비를 서울시로부터 지원 받았으므로 충분히 시민사회장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윤 의원이 개인 계좌로 모금한 1억 3000만원 중 상당 부분은 유족을 위로하고 장례를 지원하는 부분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