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낮은 이유 [마스턴 유 박사의 論]

입력 2023-09-20 10:43
이 기사는 09월 20일 10: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부동산관리 회사 존스랑라살(JLL) 의 “Global Real Estate Perspective August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전 세계 주요 도시 15곳 중에서 가장 낮은 2.0% 다. 세계 3대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뉴욕, 런던, 도쿄의 오피스 공실률이 각각 16.7%, 9.5%, 4.8%인 것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필자는 최근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다른 나라 대비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국내외 많은 투자자로부터 받곤 한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간단히 적고자 한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오피스를 사용하는 수요자인 사무직 종사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고 이들 사무직 종사자의 인당 오피스 사용 면적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이후 2022년까지 서울 사무직 종사자 수는 76.8만 명이 증가했다. 이렇게 증가한 사무직 종사자들로 인해 최소 302만 평에서 최대 352만 평의 추가적인 오피스 수요가 발생했다.

또한 이 기간 사무직 종사자들의 인당 오피스 사용 면적이 3.94평에서 4.59평으로 16.5% 증가했는데 이에 따른 추가적인 오피스 수요도 약 130만평에 달한다.



두 번째 이유는 공급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하기 시작하여 2018년 2분기까지 상승했다. 동 기간 서울에는 총 317만 평(연평균 28.8만 평)의 오피스가 신규로 공급되었으나, 공실률 하락기 동안에는 104만 평(연평균 20.7만 평)밖에 공급되지 않았다. 연평균 기준 27.9%의 공급량이 감소한 것이다. 아울러, 서울에는 신규로 공급되는 오피스도 있지만 멸실되는 오피스도 많다. 여기에 일시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오피스들까지 감안한다면 오피스 순 공급량은 공실률 상승기(연평균 25.4만 평) 대비 공실률 하락기(연평균 15.6만 평)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세 번째 이유는 2016년부터 위워크(WeWork)나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공유 오피스가 많이 공급되면서 오피스 임차 면적 증대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공유 오피스는 소호 사무실, 서비스드(Serviced) 오피스라는 형태로 소규모로 존재했으나 위워크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대형 규모로 시장이 성장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대형 오피스에 임차할 수 없었던 개인 또는 임직원 수가 적은 회사들이 공유 오피스를 통해 대형 오피스에 전차인으로 들어오면서 오피스 수요 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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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지방에 소재하고 있던 임차인들이 서울 및 수도권으로 이전해 오면서 공실률을 하락시킨 것도 있다. 과거 지방에 R&D센터를 두고 있던 대기업들이 최근 고급 인력의 이탈과 신규채용의 어려움 등으로 서울과 분당 등으로 이전해 오면서 공실률이 하락했다. 또한 블리자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임차수요가 증가한 것도 공실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상의 이유 외에도 서울 오피스 공실률 하락의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다만, 앞으로도 공실률이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최근 경제성장률 둔화와 금리 상승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