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첫 공모채 발행 이어 외화채 데뷔전 10억 달러 조달…국내외 전방위 ‘실탄’ 확보

입력 2023-09-19 10:13
수정 2023-09-19 10:15
이 기사는 09월 19일 10: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외화채 시장 데뷔전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배터리 투자 확대를 위해 국내외 자금시장에서 전방위 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0억 달러(1조3216억원) 규모 외화채 발행을 확정했다. 3년물 4억 달러, 5년물 6억 달러 규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LG에너지솔루션 외화채의 신용등급을 'BBB+'로 부여했다. 주관사는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모건스탠리, 스탠다드차타드은행, KDB산업은행이 맡았다.

첫 외화채 발행이지만 배터리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해외 기관투자가의 이목이 쏠렸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외 로드쇼에서는 60~70곳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외화채 발행에는 3년물에 114개, 5년물 186개 기관투자가가 참여해 총공모액의 5배에 달하는 매수 주문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조달 금리도 낮췄다. 미국 3년 국채 금리에 100bp(bp=0.01%포인트), 5년 국채금리에 13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이는 최초 제시금리보다는 각 40bp씩 낮아진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동성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월 IPO를 통해 약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 등으로 자금 소진이 빠른 속도로 이뤄진 탓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배터리 생산에 6조3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50% 이상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회사채 시장 데뷔전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6월 열린 5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2년물에 1조1350억원, 3년물에 1조7400억원, 5년물에 1조8450억원의 등 4조7000억원이 넘는 주문을 확보했다. 2012년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고치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행 규모를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 발행을 시작으로 민간기업 외화채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간기업 외화채 발행은 지난 7월 말 GS칼텍스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외화채 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는 견고한 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11일 총 25억 달러 규모 외화채를 발행했다. ESG 이슈가 있던 남부발전도 3억 달러를 조달했다. 중국 경제의 최대 성장 동력이었던 부동산 산업이 흔들리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한국물을 택하는 해외 기관투자가가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