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韓 1.5%, 日 1.8%"…이대로면 25년 만에 역전된다

입력 2023-09-19 18:37
수정 2023-09-20 07:0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1.5%, 일본의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1998년 외환위기 후 처음으로 일본의 성장률이 한국을 추월한다.

OECD는 19일 이런 내용의 중간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OECD는 매년 6월과 11월 OECD 회원국 대상으로 본전망을 내고, 3월과 9월 주요 20개국(G20) 대상 중간 전망을 공개한다.

이번 중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3개월 전과 같은 1.5%로 제시됐다. 이는 정부·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1.4%)보다 높고, 한국개발연구원(KDI·1.5%)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반면 올해 일본 성장률은 1.8%로 3개월 만에 0.5%포인트 대폭 상향 조정됐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25년 만에 일본 성장률이 한국을 앞지른다. 다만 내년 일본의 성장률은 1.0%로 다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2.1%)보다 1.1%포인트 낮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개월 전(2.7%)보다 0.3%포인트 높은 3.0%로 제시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2.7%로 제시했다.

글로벌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으나 비용 압력과 일부 부문의 높은 마진 등으로 근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OECD 진단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G20 기준 올해 6.0%, 내년 4.8%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대부분 국가에서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올해 3.4%, 내년 2.6%로 지난 6월과 동일하게 내다봤다.

OECD는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의 역효과가 예상보다 클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더욱 장기화할 경우 추가 긴축이 요구되면서 금융 부문의 취약성 노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밖에 원자재 시장에서의 변동성 확대, 예상보다 급격한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도 주요 리스크로 언급했다. 소비자 심리 약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을 겪고 있는 중국은 성장률이 올해 5.1%, 내년 4.6%로 둔화할 전망이다. OECD는 중국의 내수 성장률이 예상치 못하게 3%포인트 하락하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6%포인트 하락하며, 최악엔 1.0%포인트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OECD는 내재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는 명확한 신호가 있을 때까지 통화 정책을 긴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재정 정책에 대해선 정부 부채 상환 증가, 고령화·기후변화·국방 등 지출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재정 여력 확충 노력과 신뢰할 만한 중기 재정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