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9일 15: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는 11월 분할 예정인 일동제약그룹의 신약 연구개발(R&D) 자회사가 투자 유치에 나섰다. 1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최대 30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목표다. R&D 비용을 투자받는 대가로 일부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지분을 공유하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그룹은 신약 개발 자회사의 투자유치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모파트너즈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목표 조달 금액은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국내외 제약사 등을 물밑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신약 연구개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두기로 의결했다. 신설법인 이름은 '유노비아'다.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서진식·최성구 일동제약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을 예정이다.
분할 후 투자유치는 R&D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 등 일반의약품을 비롯해 소화기계, 만성질환계, 감염계 질환 치료제 등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전문의약품 업체다. 지속적인 약가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해 신약 개발에 힘써왔다. R&D에 매출 중 20% 가량을 할애할 정도로 비용을 투입했다. 작년 매출 6377억원 가운데 1251억원을 R&D에 썼다.
R&D 투자 여파로 2021년부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2020년 66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2021년 555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734억원까지 불어났다.
당장의 현금 창출력보다는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성장성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R&D 비용을 투자받는 대가로 향후 유노비아의 신약 프로젝트 성과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신약 개발과 임상 실험 과정에 막대한 비용이 들다 보니 라이센스 아웃을 내세워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일동제약은 현재 당뇨병, 간 질환, 위장관 질환, 안과 질환, 파킨슨병 등과 관련해 10여 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비임상 단계가 많지만 당뇨병 지방간염 등 대사성 질환 분야에선 글로벌 임상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