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찰이 벌여온 마구잡이 사냥식 수사, 표적 수사, 날치기 기소에 대한 논박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관련 판단이 일절 없었습니다. 판결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상고심 판결이 끝난 직후 취재진에 남긴 소감이다.
이날 오후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조국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된 최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최 의원은 이날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최 의원이 기소된 지 3년 8개월 만으로, 국회의원 임기 4년의 83%를 채운 시점에 최종 판결이 나온 것이다.
이로써 21대 의원으로서의 여정이 끝났을 뿐 아니라 22대 총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집행유예 기간 2년과 그 이후 2년, 총 4년간 변호사 개업도 할 수 없다.
조 전 장관은 과거 자기 아들을 위해 한 일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은 최 의원을 향해 "하나의 문이 닫혔지만, 다른 문이 열릴 것"이라고 응원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그가 그동안 '국회의원 배지를 거추장스러워했다'"며 "오히려 훨훨 날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변호사에서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발탁된 데 이어 비례대표를 통해 국회의원 배지까지 거머쥐었으나 허위 인턴 증명서로 그 날개가 꺾인 최 의원의 향후 거취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일각에서는 의사 면허가 취소된 뒤 인플루언서로 전향해 유튜버, 작가로 변신한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두문불출해온 조 씨는 어머니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입시 비리 유죄 확정 후 의전원은 물론 대학 입학까지 취소되자 오히려 당당하게 세상에 나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조 씨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등 방송 출연을 시작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세상에 자신은 물론 가족이 겪고 있는 고초를 전하며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첫 에세이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를 출간하며 작가로 첫발을 뗐다. 책은 지지자들의 응원 속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조 씨는 "인생 첫 책을 냈다. 서툴지만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히며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상식적으로 살고자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내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성찰한다. 그리고 앞으로 더 바르게, 더 열심히 살자. 그러면 된 것이다"라고도 했다.
다만 정치색이 없는 조 씨의 행보와는 다르게 최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향해 채찍의 고삐를 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의원은 지난해 대선 직후에도 "정치 검사들의 준동과 음모를 막아내지 못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는 자책에 아주 힘들었다"며 "무도하고 잔인한 권력은 결코 방치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다는 다짐을 깊이 새기고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겠다"고 발언하며 각오를 다졌다.
최의원은 의원직 상실 판결 후 "저 때문에 낙담하시거나 포기하시는 일이 절대 없으시길 바란다. 양심 세력이, 민주시민이 모여 결국 이 나라를 제자리로 돌릴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자신의 정치적 행보가 이번 판결로 멈추지 않고 더 활발해 질 것임을 천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