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소형 모듈러 주택을 연이어 공개했다. TV 등 가전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홈’ ‘탄소 배출량 제로’ 등이 가능한 ‘미래형 주거공간’을 구체화해 소비자들에게 제시한 것이다. ○세컨드하우스 개념 ‘스마트코티지’LG전자는 지난 3월 ‘LG 스마트코티지’ 시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의 에너지·냉난방공조 기술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전을 적용한 세컨드 하우스 형태의 소형 모듈러 주택이다. 구조물을 사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프리패브(Pre-fab) 방식으로 지어진다.
스마트코티지 시제품은 복층 원룸 구조로 31.4㎡(약 9.5평) 크기다.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에 있고 화장실과 파우더룸을 별도로 갖췄다. 2층은 침실이다. 지붕에는 4㎾급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일부를 자체 생산한다.
최근 워케이션(workation: 일하면서 휴가를 즐김)이나 ‘5도(都)2촌(村)’(5일은 도시, 2일은 농촌에 거주) 등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코티지를 기획했다.
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인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실천하는 공간이다. 내부에는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콤팩트, 식기세척기, 인덕션 전기레인지, 정수기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가전을 갖췄다. LG전자는 에너지 효율이 높아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서마브이 모노블록’을 스마트코티지에 설치해 에너지 소비량을 대폭 줄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코티지를 이용하는 고객은 거주지가 아닌 도시 근교나 지방에 간편하게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함으로써 삶에 여유를 더하면서 ESG 가치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형 주거공간 ‘본보야지’ 공개LG전자는 스마트코티지의 청소, 관리 등 전반적인 운영 서비스를 위해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스타트업과 협업할 계획이다. 스마트코티지가 설치되는 지역의 청년 및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향은 LG전자 H&A사업본부 상무는 “공간, 가전, 서비스를 융합해 차원이 다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LG 스마트코티지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스마트코티지를 전시했다.
LG전자는 지난달 26~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글로벌 웰니스 페스티벌 ‘원더러스트 코리아 2023’에서 주거공간 ‘본보야지’도 처음 공개했다. 본보야지는 이동성이 가미된 고객 맞춤형 주거공간이다. 20㎡(약 6평) 정도 크기의 복층 개방구조로 설계됐다.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정박할 수 있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사선형 복도, 인체공학적 계단, 빌트인 구조 등을 적용해 내부를 넓어 보이게 했다. 개방감을 위해 한쪽 벽면을 통창으로 꾸며 외부 환경을 인테리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본보야지 내부엔 공조 시스템, 가전, 사물인터넷(IoT) 제품, 가구 등도 갖췄다. ○1인 가구 겨냥 ‘타이니하우스’
삼성전자도 IFA 2023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모듈러 주택 ‘타이니하우스’를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독일 현지 소형 모듈러 주택 1위 제작사와 협력했다. 친환경 주거 형태인 ‘넷 제로 홈’으로 구축한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TV, 가전, 갤럭시 모바일 기기 등을 ‘스마트싱스’로 연결해 관리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스마트싱스를 통해 삼성전자 제품은 물론 타사 가전까지 연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국내에서도 모듈러 업체와 협력한 모듈러 주택을 내놓을 예정이다.
박찬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서비스비즈그룹장은 “타이니하우스는 독일 현지의 소형 모듈러 주택 1위 사업자와 협력해 구축했다”며 “가격은 7만유로, 약 1억원”이라고 말했다. 탄소 배출 '제로'…친환경 미래주택에 도전하는 삼성전자‘넷 제로 홈(Net Zero Home)’은 탄소 순배출량 ‘0’를 목표로 한 미래 주거 형태를 뜻한다. 각종 기기의 전력 사용량을 효율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집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저장하고 활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탄소 배출이 없는 주거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넷 제로 홈의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 전시회 ‘IFA 2023’ 전시장 외부에 1인 가구를 위한 집을 구축하고 곳곳에 넷 제로 홈의 모습(사진)을 공개했다.
넷 제로 홈의 중심엔 ‘스마트싱스’ 에너지가 있다. 넷 제로 홈에선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배터리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저장한다. 에너지, 설비,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다. 삼성전자는 한화큐셀, SMA, 맥시온 등 태양광 패널·인버터·배터리 전문 기업, 홈 자동화 전문기업 ABB 등과 손잡았다. 스마트싱스 에너지는 태양광으로 생산된 에너지의 양, 가전이나 전기차 충전기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을 모니터링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싱스 에너지는 가전제품의 에너지 사용량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절약 모드’ 기능을 지원한다. 일상에서 간편하게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도록 돕는다. 특히 월별 에너지 사용량을 예측해 목표 사용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자동으로 ‘AI 절약 모드’로 전환해 절전 알고리즘을 작동하기도 한다.
스마트싱스의 ‘자동화’ 기능은 일상생활 속에서 낭비되는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외출할 때 클릭 한 번으로 가전제품과 조명을 모두 끌 수 있다. 안방 또는 드레스룸의 불을 끄지 않고 나온 것 같을 때나 에어컨을 켜두고 외출했을 때 불안함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선샤인 자동화’를 설정하면 햇볕이 강한 더운 날, 에어컨을 자동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창을 통해 비치는 강한 햇살에 집안 온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블라인드를 자동으로 내려 냉방 효율도 올릴 수 있다. 태양광 패널, 에어컨, 햇살이 모두 스마트싱스를 통해 연결되고 자동으로 작동한다.
넷 제로 홈에선 집안의 TV 및 패밀리 허브 냉장고 스크린을 통해 도어벨을 누른 사람을 확인하거나 CCTV를 통해 실시간 외부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외출 시엔 ‘비스포크 제트 봇 AI’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집안과 반려견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집 안팎에서 안심할 수 있는 일상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 패밀리 허브 냉장고 스크린으로 냉장고 내부 확인이 가능해 간편하게 식재료를 관리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기반의 넷 제로 홈은 세계 각지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웨덴 브리비홀름 스마트빌리지를 구축하는 S 프로퍼티그룹 프로젝트, 부산의 에코델타시티 프로젝트, 미국 콜로라도 스털링 랜치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을 시행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통해 더욱 강화되는 파트너십과 기기 간 연결은 지속 가능한 일상의 가능성을 더욱 선명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도움말=LiVE LG, 삼성전자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