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조작으로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본 겁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통계 왜곡으로 소득주도성장, 비정규직 제로(0)처럼 잘못된 정책을 수정할 기회를 잃었다”며 “그사이 소득 불평등은 악화했고 비정규직이 폭증하고 주택 가격도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주도로 부동산·소득·고용 통계 조작이 이뤄졌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장(2015년 5월~2017년 7월) 출신인 유 의원은 지난 5년여간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은 대표성이 떨어지는 표본을 사용하거나 가중값을 사기 친 것”이라며 “통계 전문가라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범죄”라고 했다. 유 의원은 “소득·분배 통계 가중치 변경은 통계 조작의 전형”이라며 “표본 설계는 (통계청이) 60년 이상 해 온 것인데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번 감사 결과에 2019년 통계청의 가계동향 개편이 빠져 아쉽다”고 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강신욱 전 통계청장은 130억원을 들여 빈곤층 비중을 줄이고 중간층과 고소득층 비중을 늘리는 가계동향 표본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33%이던 월 200만원 이하 빈곤층 비중이 26%로 7%포인트 낮아졌다는 게 유 의원의 분석이다. 유 의원은 “소득·분배를 인위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개편”이라며 “분기별 소득분배 파악만 가능하고 연간 표본의 구성이 불가능해져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 됐다”고 비판했다.
2018년 청와대 경제수석실이 통계청에서 받은 가계동향조사 원자료를 노동연구원 소속 연구원에게 따로 건네 ‘개인의 근로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는 통계를 만들도록 한 사건에 대해선 “통계법을 무시하고 시스템적 결재 없이 통계를 제공한 것”이라며 “개인정보가 포함된 원자료여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통계 조작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을 뒤흔드는 국기 문란 죄”라며 “통계 왜곡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작에 관여한 모든 관계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